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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따뜻한 그림전 _ no. 1 박종희 작가 본문

전시소개

우리동네 따뜻한 그림전 _ no. 1 박종희 작가

봄n 2024. 1. 2. 21:38

이상한 나라의 메카닉은 순수한 마음에 스며든 혼란함에 대한 이야기이다. 지금도 그럴지 모르
겠지만, 80년대 어린 남자아이 중 로봇 만화에 열광하지 않은 이를 찾기는 힘들 것이다. 정의를
위해 악을 무찌르고 지구를 지키는 내용은 동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 시절 만화에
대한 인상은 그렇게 좋지 못했다. 어른들의 눈을 피해 항상 숨어서 보아야 했고, 심취해 있기라
도 하면 부정적 낙인이 찍혔다. 그 호감의 감정은 성인이 되어서도 이어졌지만, 한국의 역사적
상황 속에서 일본 만화 속 캐릭터를 좋아하는 것은 쉽게 용납되는 일이 아니었다. 추억 속 영웅
이었던 그들은 이제 정체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위험한 존재가 되었다. 그것은 내게 좋아하지만
좋아하지 않는 이상한 감정을 선사한다. 동심과 역사적 인식 속에서 흔들리는 외로운 이방인이
되지 않으려면, 나는 오늘도 전통의 색채로 동심의 세계를 뒤덮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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